김선임 Kim sunim
만다라는 마음의 중심으로부터 도를 탐구하기 위한 그림이며, 민화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문이자 행복과 기쁨을 담은 이상향의 그림이다.
만다라와 민화를 그리면서 치유를 경험한 김선임은 ‘만다라민화’를 창안하여 치유와 행복에 한층 더 두터운 의미를 부여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입신양명立身揚名, 만사형통萬事亨通과 같은 길조의 메시지와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등이 함께 어우러진 그림 속 삼라만상森羅萬象에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희망이 담겨있다.
최혜원 Choi Hyewon
최혜원은 기억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가장 적합한 재료를 물색하고 이미지를 초벌하며 조형적 표현에 가장 어울리는 재료를 떠올린다. 여러 재료들이 혼용되어 표현된 이유이다.
우연에서 출발한 작업은 어느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무작위로, 즉흥적으로 선택된 이미지는 작가만의 질서로 재배열된다.
작가는 켜켜이 쌓아둔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의 상상력과 경험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나길 바란다.
하이픈 중랑 2022
<하이픈 중랑>은 지역 창작자를 발굴하고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사진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다큐까지 전시가 가능한 형태라면 한정을 두지 않았다. 나이, 학력, 전시 경력에도 제한이 없었다. 연결의 의미가 담긴 하이픈(-)처럼 지역 공간과 창작자 간의 플랫폼 역할을 지향하며 공간의 활용 방식과 다양한 창작의 시도를 통해 지역과의 소통이 확장되길 바랐다.
이미 많은 활동을 보여주는 안정적인 위치의 작가는 물론이려니와 젊은 작가와,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많은 이들이 <하이픈 중랑>의 문을 두드렸다. 초현대사회의 변화하는 정체성을 반영하는 것과 같은 이들의 각기 다른 세계는 다양성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의 면모를 드러낸다. 동시에 저 깊은 곳에 있는 우리의 욕망을 드러낸다. 고요하고 싶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고 원활하게 소통하는 삶 말이다.
김선임의 회화는 ‘만다라’와 ‘민화’를 접목한 만다라민화를 창안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수행의 과정인 만다라와 민화를 하나의 화면에 담음으로써 현대인의 심적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정신에 도움이 되는 미술을 보여준다.
삼滲팀(김지은, 배윤정, 성채민)의 공동작업은 인터랙티브를 택했다는 점에서 동시대적이며, 제안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다. 길을 간다는 것, 누군가를 만날 장소를 찾는다는 행위는 발로 몸을 옮겨 공간이동이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시각의 움직임 즉, 로드뷰에 파악된 세상을 접속하는 것과 같다. 데이터가 없는 세상의 자유가 가시화하는 작품은 정보의 공유를 넘어서 데이터의 확장이 결국 공간의 한계를 가져온다는 사유에 이르게 한다.
최혜원은 감정을 가시화한 작업을 보여준다. 작품 속 불분명한 조형 언어는 인간의 몸짓 행위와 당시의 감정의 결합한 형태라는 점에서 분명성을 드러낸다. 그러나 신문 한 귀퉁이에 있는 숨은그림찾기처럼 그의 작품은 완벽히 형상을 드러내지 않는다. 억압되는 감정 속에서 꽃을 연상시키고, 축복이나 축제의 상징인 개화開花라는 모습 이면에 주저함과 자괴감을 마주한다.
예술은 사회를 이롭게 한다. 윤리를 내세우고 정의를 부르짖게 한다. 상대편의 것들을 인지하게 함으로써 이쪽의 불합리성과 부조리를 알게 한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다른 경험을 갖고 제작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3인(팀)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소외 그리고 소통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나의 삶을 들여다보고 너의 고독을 느껴볼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작가들은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